면접 답변을 혼자 읽는 것과 면접관의 질문에 답하는 것은 다릅니다. 발표 자료를 끝까지 설명하는 것과 상대가 중간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 대화를 이어 가는 것도 다릅니다. 준비한 문장을 연습할 수는 있어도, 그 문장을 듣는 사람과 현장의 흐름까지 혼자 재현하기는 어렵습니다.
Vime는 상대와 진행 방식을 직접 구성해 연습하는 AI 온라인 밋업 시뮬레이터입니다. 면접, 외국어 대화, 고객 응대와 투자 발표를 대상으로 기획·디자인을 단독으로 맡았고, 프로토타입까지 진행했습니다. 제 역할의 중심은 어떤 상황을 어떻게 구성하고, 참가자가 무엇을 보며 연습하고, 끝난 뒤 무엇을 돌아볼지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상대방과 대화 순서를 함께 설계하기
면접관에게는 지원자의 답을 검토할 역할이 있고, 투자자에게는 발표 내용을 질문할 역할이 있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우호적인 상대와 까다로운 상대의 반응은 다릅니다. 연습의 조건을 프롬프트 한 문장에만 맡기면 사용자가 그 차이를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Vime의 생성 화면은 이를 Agenda·Personas·Layout으로 나눴습니다. Agenda는 대화의 주제와 목표, Personas는 참가자의 역할과 성격, Layout은 진행 순서와 시간을 다룹니다. Layout이라는 이름은 화면 배치보다 세션의 구성에 가깝습니다. 각 구간에서 누가 말하는지, 얼마나 진행하는지, 응답을 자동으로 이어 갈지 사용자가 제어할지를 설정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 발표 연습이라면 발표 구간과 질의응답 구간을 나눌 수 있습니다. 같은 발표 내용을 유지한 채 상대의 역할이나 태도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가 새 연습을 할 때마다 모든 조건을 다시 설명하지 않고, 바꾸려는 부분을 직접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채팅창에서 화상회의 형태로
대화 화면은 화상회의의 형태로 디자인했습니다. 참가자들을 한눈에 보고 현재 발화자를 구별하며, 옆에서는 아젠다와 진행 중인 구간을 확인합니다. 대화 기록과 마이크·키보드 입력, 일시정지와 종료 제어도 같은 흐름에 놓았습니다.
발표 연습에는 말 외의 자료도 필요합니다. 파일 업로드와 화면 공유는 발표 자료를 상대와 함께 보며 대화하기 위한 기능으로 기획했습니다. 실존 인물을 조사해 페르소나로 만드는 기능 역시 준비 과정에 포함했습니다. 이들은 기획과 디자인의 범위이며, 완성된 운영 기능으로 소개하지 않습니다.
프로토타입에서는 시뮬레이션 생성과 저장, 페르소나 설정, 대화 기록과 음성 입력 경로를 만들었습니다. 저장 구조에도 시뮬레이션, 재사용할 페르소나, 순서와 시간이 있는 진행 구간이 각각 들어갑니다. 대화 코드에는 현재 페르소나와 메시지를 관리하고, 대화의 종료 여부에 따라 다음 페르소나로 넘기는 흐름이 있습니다. 여러 참가자가 있는 대화의 기본 동작을 구체화한 단계였습니다.
대화가 끝난 뒤에도 남는 것
Report는 세션을 돌아보는 화면으로 설계했습니다. 발화 속도와 발음 같은 지표, 주제에 맞는 답변이었는지, 각 페르소나가 어떤 점을 개선 대상으로 보았는지를 대화 기록과 함께 보여 주는 구상입니다. 점수 하나로 끝내지 않고 어느 발언을 어떻게 고칠지 찾아갈 수 있게 하려는 설계였습니다.
반복해서 쓸 수 있는 것은 결과뿐 아니라 연습의 구성 자체이기도 합니다. Explorer에서 다른 사람이 만든 시뮬레이션을 살펴보고 자신의 라이브러리에 가져오는 흐름을 설계했습니다. 코드의 공개·비공개 구분, 작성자와 소유 라이브러리, 페르소나 재사용 관계도 이 방향을 반영합니다.
프로토타입까지의 결과
Vime에서 남긴 결과물은 제품 구조와 화면 설계, 그리고 그 구조를 시험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입니다. 대화의 목적, 참가자와 진행 순서를 각각 편집 가능한 대상으로 나눠, 여러 연습 상황을 공통된 제품 안에 담았습니다.
프로토타입의 리포트에는 예시 지표와 피드백이 들어 있고, 실제 학습 효과나 발음 평가의 정확도를 측정한 결과는 아닙니다. 기획서에 담긴 6개 언어 출시는 로드맵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대화 연습의 조건을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구체화한 작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