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판매는 결제가 끝나도 일이 끝나지 않습니다. 강사는 수강생과 시간을 맞추고, 수업을 진행하고, 일정 변경이나 취소에 대응한 뒤 정산을 받아야 합니다. 원데이 공방과 정기 음악 레슨, 여러 명이 함께 듣는 수업은 같은 ‘클래스’지만 운영 규칙이 다릅니다.
로클은 수업을 찾는 고객과 수업을 운영하는 사업자를 하나의 예약 흐름으로 연결한 플랫폼입니다. 인터갤러틱을 창업해 총괄 PO로 제품 기획·디자인·개발을 이끌었고, 고객 앱부터 어드민과 CMS까지 직접 설계하고 구축했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동시에 채용, 투자 유치와 파트너십을 맡아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수강생을 데려온 다음에도 쓸 이유
강사에게 필요한 것은 신규 고객만이 아닙니다. 이미 가르치고 있는 수강생도 다음 수업을 예약하고 결제하며, 강사는 그 기록을 관리해야 합니다. 로클은 기존 수강생을 초대해 관리할 수 있게 하고, 수강생과 강사의 관계를 개별 구매와 별도로 다뤘습니다.
이 방향은 과금 구조에도 반영했습니다. 출시 당시에는 매칭 이후의 재예약에서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구독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고객을 소개하는 순간뿐 아니라 수업을 계속 운영하는 동안에도 플랫폼을 사용할 이유를 만들려는 선택이었습니다. 당시 제품과 사업 모델을 소개한 기사에 이 구조가 남아 있습니다.
‘수업’이라는 단어를 나누는 일
예약 화면의 어려움은 달력 모양보다 달력에 무엇을 올릴 것인지에 있었습니다. 상품으로 판매하는 수업, 고객이 결제한 예약, 특정 날짜에 실제로 진행되는 회차는 각각 다른 대상을 가리킵니다. 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정기 수업의 한 회차를 옮기는 일이 전체 구매를 바꾸는 일이 됩니다.
로클의 데이터 구조는 소개 페이지, 수업 상품, 예약, 개별 회차를 나눕니다. 상품에는 대면·비대면·방문 방식, 수업 주기와 횟수, 인원, 재료비 같은 조건을 두고, 예약에는 구매자와 결제 정보를, 회차에는 진행 시간과 상태를 둡니다. 그룹 수업은 여러 예약이 같은 회차에 연결됩니다. 수강권은 사용할 수 있는 수업과 구매한 이용권을 따로 연결합니다.
이렇게 나누면 원데이와 정기 수업을 각각 별개의 서비스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공통된 예약 구조 위에 다른 운영 조건을 조합할 수 있습니다. 213개 카테고리를 다루는 제품에서 필요한 것은 카테고리마다 화면을 새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어떤 조건이 상품에 속하고 어떤 상태가 실제 수업에 속하는지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취소 버튼 뒤의 계산
예약을 받은 이후에는 예외가 제품의 중심이 됩니다. 수업 시간을 바꾸면 수강생과 강사에게 변경 전후 시간을 알려야 합니다. 일부 회차를 마친 뒤 취소하면 이미 진행한 수업, 재료비, 무료 체험 여부와 귀책 사유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화면에서 예약을 ‘취소됨’으로 표시하는 것만으로는 환불과 강사 정산을 끝낼 수 없습니다.
코드에서는 일정 변경을 개별 회차에 적용하고, 강사와 수강생에게 각각 알립니다. 환불 계산은 결제액과 바우처 사용액, 재료비, 남은 일정과 취소 조건을 입력받아 반환할 금액을 나눕니다. 정산 기록은 예약에 연결해 총액과 수수료, 처리자를 보관합니다.
상품의 현재 가격과 과거 조건을 구분하는 이력 모델도 뒀습니다. 수업 조건이 바뀔 때 이력을 남기고, 예약이 그 이력을 참조할 수 있도록 관계를 설계했습니다. 강사가 다음 달 수업료를 바꿨다는 이유로 이미 예약한 고객의 조건까지 달라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고객 화면에서 보이는 하나의 예약 뒤에, 운영자가 설명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 설계의 핵심이었습니다.
문화센터로 넓어진 운영 범위
신세계 스타필드와 한화 갤러리아 같은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하면서 운영 단위도 넓어졌습니다. 개별 강사와 수강생 외에 문화센터, 지점, 강의실, 담당자가 등장했습니다.
문화센터 모델에는 지점별 강의실과 이용 가능 시간, 수용 인원, 모집 마감, 최소 개설 인원과 폐강 조건을 뒀습니다. 운영자 계정에는 관리할 지점과 권한을 연결했습니다. 일반 클래스와 문화센터 클래스는 별도 모델을 두되, 예약·수업·결제라는 관계를 이어 갔습니다. 고객에게는 수업 하나를 예약하는 일이지만, 운영자에게는 공간과 인원, 강사와 접수 일정을 함께 관리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운영한 제품으로 남은 결과
로클은 고객 앱·어드민·CMS를 합쳐 1,390개 화면으로 확장됐고, 누적 사용자 1만 명 이상과 누적 거래액 1억원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벤처투자, 중앙정부 R&D, 지원금과 보증을 합쳐 확보한 자금은 14억원 이상입니다. 이 금액은 매출이나 벤처투자액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총괄 PO로서의 일은 기능 목록을 정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수업의 다양한 형태를 데이터로 나누고, 고객이 예약한 내용이 강사의 일정과 운영자의 정산까지 같은 의미로 이어지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로클의 복잡성은 그 연결을 실제 사업의 예외까지 포함해 유지하는 데 있었습니다.